[CEO] 토종 커피브랜드 남미히트 스타벅스도 놀랄 정도죠

  • 2010/02/22 11:42 발신지:Seoul/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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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연 할리스커피 대표는 "2012년까지 해외에 300개가량의 매장을 오픈, 한국형 커피전문점의 새 장을 개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상순기자 ssshin@hk.co.kr(c)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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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커피브랜드 할리스커피 정수연(51) 대표는 스스로 "운을 타고 났다"고 말한다.

1984년 두산에 입사한 정 대표는 당시 계열사이던 KFC, OB맥주 등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며 승승장구했고, 사내에서 그를 '마이더스의 손'으로까지 치켜세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1992~1995년까지 KFC 영업 및 마케팅 총괄팀장을 맡았는데, 매년 매장 성장률이 25%씩 올리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매출에서 맥도날드를 앞서는 매장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잇따른 성공이 단순한 운으로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주변에서는 그의 성실함을 기반으로 한 철저한 시장조사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럭키 가이' 정 대표는 최근 또 하나의 행운을 거머쥐었다. 지구 반대편 남미 페루에서 한국의 할리스커피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안해온 것이다.

정 대표는 "한국 커피브랜드의 남미 진출은 일본의 기무치가 한국시장에 들어오는 것과 같은 하나의 사건"이라며 "세상에 많고 많은 커피전문점 중 할리스커피를 선택한 동기가 너무도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할리스커피 페루1호점 오픈을 한 뒤 페루를 방문한 정 대표는 현지에서 시장조사를 거치면서 이 것이 단순한 행운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정 대표는 "페루인은 유독 단 음식을 좋아하는데, 특히 할리스커피에서만 제공하는 고구마라떼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며 "스타벅스에서는 찾을 수 없는 할리스커피 고유의 메뉴가 이들에게 어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장 인테리어 역시 붉은 벽돌에 벽난로를 갖춘 스타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는데, 이 역시 할리스커피가 최근까지 유지했던 콘셉트였다"며 "오픈하자마자 밀려드는 인파에 놀라, 인근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는 진풍경까지 빚어졌다"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오히려 "매장 한 개당 4%씩의 로열티를 지급하면서까지 할리스커피를 입점시키려고 한 페루측 사업파트너의 안목에 놀랐다"며 "전 세계에서 스타벅스를 누를 수 있는 유일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따지고 보면 스타벅스 따라하기에 급급했던 한국 커피전문점을 스타벅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키워낸 것도 정 대표의 노력 덕분이다.

1998년 할리스커피를 만든 강 훈 사장(현재 카페베네 대표)이 프리머스에 사업권을 넘긴 것은 2003년. 정 대표는 바로 프리머스로부터 할리스커피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고민끝에 6개월만에 두산에서 자리를 옮겼다.

정 대표는 "당시 매장이 30개였는데, 매장을 대폭 늘리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보다 시스템화할 필요를 느꼈다"며 "우선 브랜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매장의 대형화에 치중했고, 이 과정에서 소규모 매장을 과감히 포기했다"고 말했다.

커피 맛에도 과감한 변화를 꾀했다. "할리스커피는 브라질과 콜롬비아 원두를 섞어 향이 풍부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라며 "특히 지난 해 1월 용인에 자체 로스팅 공장을 설립, 보다 신선한 원두를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할리스커피의 브랜드가치가 올라가면서 프랜차이즈 가맹을 맺고 싶어하는 점주가 늘기 시작했다. 현재 할리스커피 매장수는 225개로, 스타벅스(320개), 엔제리너스(239개)에 이어 3위이지만, 매출(2009년 837억원)로 따지면 스타벅스에 이어 2위다. 올해는 토종 커피브랜드로는 처음으로 1,000억원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과열분위기까지 보이고 있는 국내 커피시장에 대해 정 대표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원두커피보다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은 만큼 고급커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한 여력이 있다"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장 패권을 쥐기 위한 업계의 치열한 전쟁도 예상된다"고 소개했다. 물론 정 대표의 운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관심거리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c)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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